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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필즈상 수상자는 누구?2018 필즈상 수상자는 누구?

필즈상, 무엇이든 다~ 물어보세요!필즈상을 누가 받을지 정확하게 예측하려면 ‘필즈상’ 자체에 대해 잘 알아야 하는데, 그 정보가 부족하다고요? 그럴 줄 알고 준비했습니다! ‘필즈상, 무엇이든 다~ 물어보세요’ 시간입니다. 왜 40세 이하한테만 주는지, 언제부터 수학계 최고상으로 자리매김했는지 필즈상의 모든 걸 밝힙니다. 그럼 질문받겠습니다.필즈상, 무엇이든 다~ 물어보세요!필즈상을 누가 받을지 정확하게 예측하려면 ‘필즈상’ 자체에 대해 잘 알아야 하는데, 그 정보가 부족하다고요? 그럴 줄 알고 준비했습니다! ‘필즈상, 무엇이든 다~ 물어보세요’ 시간입니다. 왜 40세 이하한테만 주는지, 언제부터 수학계 최고상으로 자리매김했는지 필즈상의 모든 걸 밝힙니다. 그럼 질문받겠습니다.
2014 서울 세계 수학자대회 수상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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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은 전 필즈상에 대해 잘 몰라요. 다들 아는 것 같기에 고개만 끄덕였죠. 필즈상은 대체 뭐예요?

만 40세 이하의 젊은 수학자 중 뛰어난 연구 성과를 낸 사람에게 주는 상입니다. 수학계의 노벨상이라 불릴 만큼 명성이 아주 높지요. 4년에 한 번 열리는 세계수학자대회에서 시상하는데, 이 발표가 대회의 ‘꽃’이라 불려요. 아무리 좋은 연구를 해도 40세가 넘으면 영원히 받을 수 없기 때문에 앞으로 누가 수학계를 이끌어갈 새로운 인재가 될 지 알 수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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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수학자 이탕 장은 58세에 처음으로 위대한 업적을 거뒀다고 들었어요! 그런데 필즈상은 왜 만 40세 이하의 수학자에게만 주는 거예요?

필즈상에 나이 제한이 있는 건 필즈상이 단순히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수학자’를 뽑는 상이 아니라 ‘앞으로 더 좋은 연구를 해나갈 수학자’를 뽑는 상이기 때문이에요. 하지만 젊다는 기준도 고령화 시대에 맞춰 달라졌어요. 그래서 나이 제한을 없애자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국제수학연맹(IMU)은 2014 서울 세계수학자대회 종료 후에 위원회를 만들어서 이 내용을 검토했어요. 결국 바꾸지 않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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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을 바꾸지 않기로 한 건가요?

IMU는 ‘필즈상에 대한 특별 위원회 보고서’에서 “나이 제한은 필즈상과 다른 상의 차별점”이라며, “평생의 업적을 기리는 아벨상이 따로 있으니 굳이 필즈상의 정체성을 바꿀 필요는 없다”고 발표했어요. 또 필즈상은 최고 수학자에게 주는 상이 아니라 수학계를 이끌 사람에게 주는 상이라고 말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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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꼭 젊은 수학자만 수학계의 미래를 이끄는 건 아니잖아요?

아주 좋은 질문이에요. 당연히 젊은 사람만 미래에 이바지하는 것은 아닙니다. 젊다는 개념도 사실 모호하고요. 필즈상을 만든 캐나다 수학자 존 찰스 필즈는 ‘이미 거둔 성과를 칭찬하고 앞으로 더 좋은 연구를 할 수 있도록 독려한다’고 했지, ‘40세’라고 특정한 적은 없거든요. 1936년 첫 필즈상 수상자를 선정할 때는 40세 이하라는 기준은 없었습니다. 우연히 40세보다 젊은 수학자가 뽑혔을 뿐이지요. 앗, 갑자기 손을 든 분이 많아졌네요. ‘상을 만든 사람이 정한 것도 아니라면 40세라는 기준은 대체 어디서 나온 거람?’ 하고 궁금해지셨겠죠? 40세가 기준이 된 일화가 궁금하다면 ‘필즈 극장’에 주목하세요!

필즈극장 피와 눈물
필즈상 선정위원회 다모다르 코삼비와 해럴드 보어

“그래도 이건 아니잖습니까!”
다모다르 코삼비가 말했다. 1950 필즈상 선정위원회의 코삼비는 앙드레 베유에게 필즈상을 주지 않겠다는 해럴드 보어의 결정을 이해할 수 없었다. 베유가 로랑 슈바르츠보다 뛰어난 수학자라는 건 위원회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앙드레 베유는 확실히 뛰어난 수학자요. 하지만 그는 이미 너무 유명해요.”
보어는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게 뭐가 잘못이란 겁니까. 더 뛰어난 수학자를 두고 실력이 한 수 아래인 수상자를 뽑는 건 멍청한 짓입니다.
”회장이 술렁였다. 위원회 위원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했다. 중요한 건 위원장인 보어가 1947년 슈바르츠가 발표한 새로운 이론에 푹 빠져있었다는 점이었다.
보어는 슈바르츠가 장차 순수수학과 응용수학을 이어줄 카리스마 있는 수학계의 지도자가 될 거라고 믿었다. 그래서 아직 유명하지 않았던 슈바르츠에게 필즈상을 줘 힘을 실어줄 작정이었다.
“지금 당장 가장 뛰어난 사람을 뽑는 것만이 중요한 게 아니오. 아직 제2차 세계대전의 여파가 채 가시기 전이니 각국 수학자들이 다시 어우러지는 데 힘써야 하는데, 만약 베유에게 상을 주면 세계 최고의 천재를 뽑는 상이라는 인상을 심어줄 거요.”
“그게 뭐가 나쁩니까?”
“1등을 뽑는다고 하면 당연히 국가적인 경쟁이 될 수밖에 없어. 화합은커녕 비교와 갈등만 불러일으킬 거란 말이오!”
코삼비는 말을 삼켰다. 줄곧 보어를 옹호했던 1936년 필즈상 수상자인 라르스 알포르스조차 슈바르츠와 베유 모두에게 상을 주면 어떻겠냐고 제안했지만, 보어는 “때론 피와 눈물도 필요한 법이요.”라고 답했다. 당시엔 필즈상 수상자가 최대 2명이었다. 같은 분야에서 둘을 줄 수는 없었다.
앙드레 베유를 빼기 위해 보어는 나이 제한을 제안했다. 당시 43세였던 앙드레 베유를 빼면서 지난 수상자의 나이를 포함하고 슈바르츠에게 상을 줄 수 있는 나이로 말이다. 결국 투표로 슈바르츠와 아틀레 셀베르그가 1950년 필즈상 수상자로 결정하면서 보어는 목적을 달성했다. 그리고 이때를 시작으로 필즈상엔 ‘만 40세 이하의 젊은 수학자’라는 기준이 생겼다. 이때 수상자 수를 4명으로 늘리자는 제안도 있었지만 통과되지 않았고, 1966년 채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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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즈상은 언제부터 명성높아진 거예요?

1950년대까지만 해도 필즈상을 모르는 사람이 더 많았습니다. 필즈상이 유명해진 건 미국 수학자 스티븐 스메일과 노벨상 덕분이에요. 스메일은 1966년 필즈상을 받았는데, 당시 베트남 전쟁에 반대했다는 이유로 반미활동조사위원회에 소환된 상태였어요. 소환 전에 이미 필즈상을 받으러 모스크바로 가고 있었는데 샌프란시스코 신문 ‘이그재미너’는 스메일이 모스크바로 도주했다고 보도했어요.

그러자 스메일의 동료들이 ‘스메일은 수학계에서 노벨상과 같은 상을 받으러 외국으로 갔다’고 증언했죠. 이 말이 뉴욕타임스에 실리면서 필즈상은 ‘수학계의 노벨상’이란 별명을 얻었습니다. 필즈상은 몰라도 노벨상은 누구나 알다 보니 자연스레 유명해지고 필즈상의 위상도 높아졌죠. 처음엔 약간 과장이 섞였을지 몰라도 지금은 명실공히 수학계 최고상 중 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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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상은 누가 상을 받는지 시상식 전에 미리 발표하잖아요. 필즈상도 그러나요?

아니요! 필즈상은 세계수학자대회 개막식 현장에서 수상자를 호명하는 순간에야 결과를 알 수 있습니다. 미리 발표하면 시상식 전에 수상자에 대해 좀 더 알아보거나 연구 내용을 공부해 둘 수도 있을 텐데 말이죠. 수상자도 매우 난감합니다. 보통 6개월 전에 수상 소식을 알게 되는데, 혼자만 알고 있어야 하니 얼마나 입이 간질간질하겠어요. 동네방네 소문내서 축하파티를 열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겠죠?

하지만 IMU는 이번에도 필즈상 수상자를 미리 발표하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극적이고 마법 같은 발표 순간이 사람들을 회장으로 모이게 한다”고 말이에요. 이것 참, 약오르는 대답이네요. 하지만 궁금한 걸 어쩌겠습니까. 심장이 쫄깃해질 발표 순간을 기다리며 우리는 우리 나름대로 열심히 결과를 점쳐보자고요!


내가 필즈상 받았다